직장인 김경민(30)씨는 작년 가을 몽골로 9박13일 구경을 떠났다. 여행을 떠난 이들 전부 김씨와 같은 ‘비혼 여성’이었다. 비혼 여성 친구를 찾는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만난 이들은 남을 의식한 머리와 옷 꾸밈 등을 최대화하고 편한 차림으로 관광을 다니는 ‘디폴트립(기본을 가르키는 디폴트(default)와 트립(trip)의 합성어) 관광’을 다녀갔다. 김씨는 “대부분 초면이었지만 비혼 남성이라는 공감대가 있어 간편히 친해졌다”며 “혼자가 아니라는 마음에 진정감이 든다”고 했었다.
결혼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20·90대 비혼 여성이 늘어나면서 비혼 남성을 연결해 주는 커뮤니티 가입자도 늘고 있다. 기존에도 지역 따라 비혼 남성들이 같이 교류하고 생활하는 공동체들은 있었지만, 요즘 엠지(MZ)세대들은 핸드폰 앱을 통해 약간 더 손쉬운 방법으로 비혼 여성 친구를 사귀는 추세다. 이들의 생명을 보여주는 콘텐츠도 불어나는 등 점점 비혼 여성 관련 사업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직장인 권아영(32)씨가 비혼을 결심한 후 가장 먼저 시행한 것도 비혼 남성 분들을 사귀는 것이었다. 9년 전 권씨는 가부장적인 결혼 제도 안에 편입되지 않겠다며 비혼 결심을 굳혔지만, 이내 걱정을 느꼈다. “몇 안 되는 회원들이 모두 결혼을 할 것입니다고 하더라고요. 결혼을 하지 않으면 외톨이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들었는데, 비혼 여성 여러분을 사귀고 나서 마음이 바뀌었어요. 기존 사회의 규범을 벗어난 http://query.nytimes.com/search/sitesearch/?action=click&contentCollection®ion=TopBar&WT.nav=searchWidget&module=SearchSubmit&pgtype=Homepage#/돌싱모임 사람들인 만큼 연대감이 더 끈끈하게 들었고, 제 인간관계도 오히려 확장된다는 분위기을 받았어요.”
이들이 비혼 친구를 구하는 앱인 ‘페밀리’ 이용자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2025년 8월 오픈한 ‘페밀리’는 출시 한 달 만에 다운로드 수 4만명과 구글 플레이 스토어 커뮤니케이션 부분 6위 등을 기록하였다. 만 15살 이상 여성만 가입할 수 있고 오프라인 게시판이 운영되는 것은 물론 운동·외국어·취미 등을 주제로 한 오프라인 소모임 직원을 모집하는 글도 여럿 올라온다. 특별히 해당 앱에서 활동하는 비혼 남성들은 흔히 엠지(MZ)세대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권씨는 “원래는 온,오프라인 만남에 부정적이었지만 평소 인간관계만으로는 비혼 남성을 찾기 어렵다 보니 앱을 통해 친구를 찾게 된 것”이라며 “이곳에서 만난 비혼 남성 중 80대 초·중반이 대부분인 점도 놀라웠다”고 하였다. 비혼 남성 가운데서도 ‘아이티(IT) 개발자 모임’ ‘웹 소설 창작자 모임’ 등 세분화된 단체가 가능한 것도 특성이다.
통계를 보면 비혼 여성의 번호는 차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남성가족부는 2050년 전체 가구 중 14%가 남성 1인 가구이며, 지금의 증가 추세대로우동 30년 잠시 뒤 전체 가구의 60%가 남성 1인 가구가 될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다.
비혼 남성들이 제작하거나, 이들을 대상으로 한 잡지나 콘텐츠 등이 불어나는 것도 그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비혼’을 주제로 한 팟캐스트 <비혼세>는 재전년 말 누적 조회수 800만회를 기록하였다. 비혼 여성 커뮤니티 ‘에미프’에서 만난 비혼 남성들이 만든 잡지 ‘비평’은 2012년부터 작년 7월까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돌싱 싱글 <텀블벅>을 통해 10권의 잡지를 펴내며 누적 1500명의 후원을 받았다. ‘비평’ 직원은 “‘집’이라는 주제를 다룬 호에서는 비혼 여성이 집을 수리할 때 요구되는 공구를 소개하는 식”이라며 “비혼 여성들 간의 느슨한 연대감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있을 것이다”고 했었다.